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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더 연주자 이효원 위촉

이 곡은 앞선 음악의 마지막 음에서부터 시작된다. 바로크 시대의 장식적 기법인 디미누션(diminution)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전통과 현재 사이의 시간을 잇는다. 디미누션은 주제나 음형, 또는 단일 음을 잘게 나누거나 음가를 단축해 즉흥적으로 장식하는 연주 방식이다. 나는 이 고전적 기법을 나의 음악 언어 속에 가져와, 모방과 스트레토(stretto) 같은 겹침의 방식을 간헐적으로 사용하며 풀어냈다.

그러나 이 곡에서의 디미누션은 단순한 ‘축소’가 아니다. 나누고 쪼개는 행위는 오히려 음악을 확장시킨다. 원형은 해체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뻗어 나가며 새로운 형상을 드러낸다. 퍼도 퍼도 마르지 않는 샘처럼, 오병이어의 나눔(divide)이 나눔(distribute)을 통해 풍성함으로 이어지듯, 축소는 곧 확장이고, 분해는 재구성되며, 또 다른 형태의 풍요를 불러온다.

전자음과의 결합 속에서, 파동은 분해되고 증폭되며 필터링된다. 시간은 단축되기도 하고 늘어지기도 하며 유동적인 감각을 형성한다. 나는 이러한 디미누션의 다양한 양상을 통해, 소리 그 자체에 더욱 집중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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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0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 이효원 리코더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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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inution for Recorder solo with Electronics (2025)

* technical rider

© 2025 composer Areum Lee  |  areumlee.de(a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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